서울의 외로운 타인 여섯 명이 겪는 나흘
넷플릭스 대한민국 영화 주간 TOP10에 오른 정범식 감독의 ‘뉴 노멀’이 어떤 영화인지 궁금한 분을 위해, 여섯 인물의 에피소드 줄거리와 이야기가 이어지는 방식, 결말 장면, 제목의 뜻과 시청 정보를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뉴 노멀’은 서울에 사는 외로운 타인 여섯 명의 삶이 나흘 동안 얽히는 옴니버스 장르극이에요. 귀신이나 괴물 대신 화재경보기 점검원의 방문, 데이트 앱, 편의점 진상 손님처럼 일상에서 마주칠 법한 일이 공포로 바뀌죠.
영화 ‘뉴 노멀’ 기본 정보
‘뉴 노멀’은 ‘기담’, ‘무서운 이야기’, ‘곤지암’으로 K호러의 장을 연 정범식 감독이 ‘곤지암’ 이후 내놓은 신작입니다. 작품의 기본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목할 것은 출연진입니다. 최지우는 2016년 ‘좋아해줘’ 이후 약 7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왔고, 가수 정동원은 ‘뉴 노멀’로 스크린에 데뷔했어요. 정범식 감독은 캐스팅의 제1원칙을 ‘호감도’와 ‘신선함’으로 삼았습니다. 대중적 호감도가 높은 배우가 뻔하지 않은 역할을 하면 신선할 것이라는 판단이었죠.
여섯 인물 에피소드 줄거리
영화는 가족 살해, 구직 포기자 65만 명, 고양이 학대, 데이트앱 폭행 같은 현실의 사건·사고를 연상하게 하는 뉴스 보도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타임라인은 앞뒤를 오가요. 둘째 날로 시작해 셋째 날로 가기도 하고, 첫째 날 벌어진 사건을 담기도 합니다. 여섯 배우가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을 맡았습니다.

현정 — 홀로 사는 집에 찾아온 점검원
최지우
아파트에 홀로 지내는 현정의 TV에는 여성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연쇄살인마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때 화재경보기 점검을 나왔다는 아저씨(이문식)가 초인종을 누르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호구조사를 하죠. 불안해진 현정은 옷장에 숨겨 둔 식칼을 꺼내 들고, 남자가 화장실에 들어간 순간 움직입니다.
현수 — 데이트 앱으로 찾는 연결
이유미
취준생 현수는 데이트 앱을 통해 누군가와 연결되기를 원합니다. 현수의 에피소드에는 혈액형, 별자리 등으로 궁합을 맞춰보는 남녀가 등장해요. 극강의 효율을 추구하던 이들은 개인 정보가 노출되면서 데이트 앱을 이용한 살인 사건에 휘말립니다. 진짜 인간이 아닌 허상을 쫓던 이들이 맞이하는 결말은 참혹해요.


훈 — 의문의 편지를 따라가는 대학생
최민호
외로운 대학생 훈은 의문의 편지를 따라 인연을 찾아갑니다. 호기심이 많고 순수한 인물이에요.
기진 — 이웃집 여성에게 반한 취업 포기자
표지훈
기진은 파렴치한 로맨스에 빠진 취업 포기자로, 이웃집 여성에게 반한 백수 청년입니다. 게임 속 음성 채팅창에서 만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연진은 기진에게 이웃집 여성을 향해 적극 대시하라고 다그치죠.


연진 — 인간을 증오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하다인
편의점에서 일하는 연진 앞에 진상 갑질 손님이 나타납니다. 진상 손님은 첫 에피소드에서 현정의 집을 찾아온 화재경보기 점검원이에요. 연진은 극 중에서 세 번 퇴근합니다.
승진 — 할머니를 돕기로 한 중학생
정동원
버스를 기다리던 중학생 승진은 휠체어 바퀴가 걸려 곤혹스러워하는 할머니를 돕기로 합니다. 강아지를 주겠다는 할머니를 따라간 곳은 낡은 건물이고, 위험을 느낀 승진을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온 험상궂은 사람들이 뒤쫓아요. 승진의 앞을 가로막은 사람은 버스정류장에서 옆자리에 헤드셋을 끼고 앉아 있던 청년입니다. 할머니와 청년 모두 처음부터 승진을 노리고 있었던 것이죠.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방식과 결말 장면
여섯 에피소드는 인물로 연결됩니다. 정범식 감독은 관련 없는 듯한 에피소드들이 엮여 마지막에는 하나의 이야기가 되도록 구성했어요. 여섯 인물을 연결하는 일은 감독이 맡고, 그 연결성을 발견하는 일은 관객의 몫으로 남겼습니다.
우리가 사는 뉴 노멀의 시대가 이런 식으로 연결돼 있고 서로 영향을 준다는 걸 보여주려고 했다.
정범식 감독

다만 절정에서 이야기들이 하나로 모이지 않고, 인물이 다른 에피소드에 다시 등장하는 정도로 느슨하게 이어진다는 평도 있어요. 연진을 제외한 인물들은 내면을 들여다볼 시간이 부족하다는 아쉬움도 나옵니다. 대신 에피소드마다 반전이 있습니다. 밝은 음악 속에 희망적인 분위기를 풍기던 이야기가 돌연 스릴러로 톤을 바꾸고, 피해자·약자의 위치에 있던 이가 뒤통수를 치기도 하죠.
결말 — 각자 ‘혼밥’ 중인 모습
영화는 각 개인의 하루를 비춘 뒤, 이들이 각자 ‘혼밥’ 중인 모습으로 막을 내립니다. 가해하고 희생당한 모든 이들이 마지막 장면에서만큼은 평소와 다름없이 홀로 식사를 하죠. 얼핏 평안한 분위기지만, 영화를 다 본 관객에게는 묘한 씁쓸함이 피어오릅니다. ‘혼밥’ 에필로그에 고독과 고립이라는 영화의 주제가 담겨 있습니다.
승진의 마지막 장면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승진이 어떻게 됐는지는 정범식 감독도 답을 두지 않고 관객의 생각에 맡겼습니다.
제목 ‘뉴 노멀’의 뜻과 기획 의도
‘뉴 노멀’은 ‘새로운 평범함’, 곧 변화한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기준을 뜻합니다. 영화는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을 통해 이런 일들이 더 이상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담았어요. 묻지마 범죄, 스토킹처럼 누구나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일이 소재입니다.
길을 가다가 모르는 사람이 대낮에 칼을 휘두르고, 차가 인도로 돌진하고,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는 세상이다. 안전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일상이 순식간에 죽음의 공포로 뒤덮일 수 있다.
정범식 감독
영화를 처음 기획한 것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팬데믹 시기입니다. 고립된 사회와 강력범죄가 끊이지 않는 뉴스를 보며, 정범식 감독은 귀신이나 괴물보다 현실을 장르적으로 가공한 영화가 더 섬뜩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판단했어요. 정범식 감독의 차기작으로 2021년께 알려진 제목은 ‘소름’이었고, 이후 ‘뉴 노멀’로 바뀌었습니다.
여섯 챕터, 여섯 가지 연출
현실감을 살리려고 등장인물은 주위에서 마주칠 법한 외모와 옷차림으로 그렸고, 그 밖의 정보는 의도적으로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시나리오에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인물들의 이름과 사건, 상황밖에 없었죠. 배우들은 단체 리딩 없이 서로를 철저히 외면한 채 고립된 상태로 촬영했어요.
- 여섯 챕터는 분위기가 모두 다르고, 미국식 시트콤과 구 디즈니 애니메이션, 알프레드 히치콕과 쿠엔틴 타란티노를 향한 헌사,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 오마주 등을 담았습니다
- 음악 감독은 윤상이고, 윤상의 아들이자 라이즈 멤버인 앤톤이 영화음악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에서 넷플릭스까지

‘뉴 노멀’은 2022년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폐막작으로 처음 관객과 만났습니다. 그해 7월 7일 부천시청 잔디마당의 레드카펫에는 정범식 감독과 최민호, 정동원, 하다인이 등장했어요.

주목할 것은 극장 개봉 2년여 뒤 넷플릭스 대한민국 영화 주간 TOP10에 올랐다는 사실입니다. 개봉 당시 10만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던 ‘뉴 노멀’이 OTT를 통해 다시 대중과 만날 기회를 얻은 셈이죠.
넷플릭스로 보기 전에 정리
‘뉴 노멀’은 넷플릭스에서 한국어 음성과 한국어 자막으로 볼 수 있습니다. 15세이상관람가 등급의 내용정보표시항목은 폭력성, 대사, 모방위험이에요. 귀신이 갑자기 등장하거나 주인공이 굳이 공포 상황을 찾아가는 뻔한 장면 없이,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사건으로 긴장감을 만드는 영화입니다.
몰입감 높은 현실적인 스릴러를 찾는다면 잘 맞는 영화예요. 반대로 여섯 이야기가 하나의 사건으로 치밀하게 모이는 전개를 기대한다면 아쉬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정범식 감독은 손에 잡히는 희망보다 적당한 비관을 보여 주는 쪽이 더 큰 시사점을 가진다고 믿었어요. ‘뉴 노멀’은 서스펜스부터 웃음까지 영화적인 유희를 담은 ‘독특한 비관론’입니다.
출처·참고자료
-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리전산망(KOBIS) 영화정보 「뉴 노멀」
-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리전산망(KOBIS) 일별 박스오피스(2023.11.8.~2023.12.10.)
- 넷플릭스, 「뉴 노멀」 작품 페이지
- 넷플릭스, ‘Top 10 Movies in South Korea’ (2026.3.2.~2026.3.8.)
- 넷플릭스, ‘Top 10 Movies in South Korea’ (2026.3.9.~2026.3.15.)
- 더팩트, ‘”새로운 평범함”…최지우·최민호·표지훈이 그린 일상 공포 ‘뉴 노멀'(종합)’ (2023년 10월 27일)
- 아주경제, ‘최지우부터 이유미·최민호·정동원까지…’뉴 노멀’ 오싹 스틸컷 공개’ (2023년 10월 16일)
- 노컷뉴스, ‘[현장EN:]정동원 ‘뉴 노멀’로 스크린 데뷔…”다시 못 볼 날 남겨 영광”‘ (2023년 10월 27일)
- 주간경향, ‘뉴 노멀-청춘들이 마주하는 일상의 공포’ (2023년 11월 3일)
- 일간스포츠, ‘[IS인터뷰] ‘뉴 노멀’ 정범식 감독 “죽음의 가능성 가까이 있는 우리 사회 그려”’ (2023년 11월 7일)
- 쿠키뉴스, ‘‘뉴 노멀’ 감독이 빚어낸 독특한 비관론 [쿠키인터뷰]’ (2023년 11월 11일)
- 파이낸셜뉴스, ”이상해도 괜찮아’…제26회 부천국제영화제 2년만에 오프라인 재개’ (2022년 6월 14일)
- 서울신문, ’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7일 팡파르 …레드카펫 행사 재개…’ (2022년 7월 7일)
- 노컷뉴스, ‘다시 돌아온 부천의 시간…제26회 BIFAN, 축제 시작’ (2022년 7월 8일)
- TV리포트, ‘정동원→최민호, 새로운 매력 돋보인 ‘뉴 노멀’…현대인의 고독 조명한 스릴러’ (2026년 3월 6일)
- Kimhs5400, ‘Bucheoncityhall2025’, Wikimedia Commons (CC BY 4.0)
- 바이포엠스튜디오, 「뉴 노멀」 캐릭터 포스터 6종·스틸컷, 영화관리전산망(KOBIS) 등록 이미지
- 바이포엠스튜디오 BY4M STUDIO, ‘[뉴 노멀] 1차 예고편’, YouTube
위 자료를 수집·분석하여 본문 작성에 참고하였으며 2026년 10월 19일 확인 기준입니다. 넷플릭스 시청 가능 여부는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시청 전에 넷플릭스에서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