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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라카미 하루키 가호 줄거리·예약판매 반응·출간 이벤트 정리 (첫 여성 주인공 장편)

    26세 그림책 작가가 주인공인 하루키의 3년 만의 장편

    10월 21일 한국어판이 출간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 『가호』를 출간 정보, 줄거리, 집필 배경, 예약판매 반응, 서점별 출간 이벤트 순서로 정리했습니다.

    헤드셋 마이크를 착용하고 대담에서 말하는 무라카미 하루키 사진 아래쪽에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가호』' 배지와 '첫 여성 단독 주인공 장편' 제목, '3년 만의 장편 · 10월 21일 한국어판 출간 · 줄거리 · 예약판매 반응 · 출간 기념 이벤트' 부제가 놓인 커버

    『가호』는 하루키 장편 가운데 처음으로 여성이 단독 주인공인 작품이에요. 일본에서는 7월 3일 신초샤에서 발매됐고, 한국어판은 문학동네가 전 세계 최초 번역본으로 출간합니다.


    『가호』 출간 정보와 일본 현지 반응

    『가호』(원제 『夏帆─The Tale of KAHO─』)는 2023년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이후 3년 만에 나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입니다. 문예지 「신초」에 2024년 6월호부터 2026년 3월호까지 네 차례에 나누어 발표한 작품을 가필·개고해 단행본으로 엮었어요.

    일본판은 2026년 7월 3일 신초샤에서 발매됐고 전자판도 같은 날 배포됐습니다. 초판은 25만 부였고, 발매 4일 만에 발행 부수 30만 부를 기록했고, 발매 직후부터 3주 연속 오리콘 차트 소설 부문 1위에 올랐습니다. 현지에서는 신작을 구매하려는 독자들이 한밤중부터 서점 앞에 줄을 섰죠.

    『가호』 한국어판과 일본판 도서 정보 표. 위쪽에 하늘색 바탕에 '가호' 제목과 'MURAKAMI HARUKI' 글자가 있는 문학동네 한국어판 표지와, 살구색 바탕에 '夏帆' 제목과 흰 개미핥기 그림이 있는 신초샤 일본판 표지가 나란히 있습니다. 한국어판은 『가호』, 문학동네, 2026년 10월 21일 발행, 양장, 376쪽, 정가 18,500원이고 초판 한정으로 『가호』 스티커가 삽지되어 있습니다. 일본판은 『夏帆─The Tale of KAHO─』, 신초샤, 2026년 7월 3일 발매, 四六判, 352쪽, 정가 2,860엔(세금 포함)입니다. 아래에 쪽수는 판본에 따라 다르다는 각주가 있습니다
    『가호』 한국어판과 일본판 도서 정보

    한국어판은 2009년 『1Q84』를 시작으로 하루키 저작 20여 종을 국내에 소개한 문학동네가 출간합니다. 여러 대형 출판사가 판권 확보 경쟁에 뛰어든 끝에 문학동네가 출간권을 따냈어요. 출간 후 발생할 인세를 작가에게 미리 지급하는 선인세는 이번에도 1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지만, 문학동네는 구체적인 계약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번역은 『기사단장 죽이기』와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옮긴 홍은주 번역가가 맡았어요.


    『가호』 줄거리 — 26세 그림책 작가 가호의 이야기

    주인공 가호는 26세 그림책 작가입니다. 이야기는 가호가 처음 만난 연상의 남성에게서 “너처럼 못생긴 사람은 처음 본다”는 말을 듣는 장면으로 시작해요. 아주 아름답지도 영리하지도 않고 호기심이 조금 강할 뿐인 가호는 화가 나거나 충격을 받기보다 그저 놀랍니다. 그 뒤로 가호의 주변에서는 기묘한 일들이 연이어 일어나죠.

    도쿄 외곽의 한 마을로 이사한 가호는 개미핥기·재규어·흰개미 여왕 같은 이계의 존재와 얽히고, 결국 자신의 가족에게 닥친 위기의 유일한 해결사로 나섭니다. 현실인지 꿈인지 모를 사건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호는 말을 하는 개미핥기 같은 존재와 만나 어머니를 둘러싼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자신의 삶과 그 속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유일한 주체로서 중대한 결심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가호』 목차 이미지. 1장 가호와 모터사이클 남자(일본판 夏帆とモーターサイクルの男) 7쪽, 2장 무사시사카이의 개미핥기(武蔵境のありくい) 35쪽, 3장 가호와 흰개미 여왕(夏帆とシロアリの女王) 119쪽, 4장 수호천사, 코끼리 알과 스칼릿 조핸슨(守護天使、象の卵とスカーレット・ヨハンソン) 215쪽이 차례로 놓여 있고, 쪽수는 한국어판 기준이라는 각주가 있습니다
    『가호』 한국어판 목차와 일본판 장 제목

    작품의 주요 배경인 무사시사카이와 하나하타, 우라와는 모두 작가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선택한 장소입니다. 『가호』는 2024년 작가 가와카미 미에코와의 낭독회를 위해 집필한 단편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에요. 하루키는 청중을 단숨에 작품 세계로 끌어들이기 위해 강렬한 도입부를 선택했습니다.

    JR 무사시사카이역 중앙 개찰구 사진. 나무 천장 아래 초록 간판에 'JR 武蔵境駅 Musashi-Sakai Station'과 '中央改札' 글자가 있고, 그 아래 초록색과 은색 자동 개찰기가 줄지어 놓여 있으며 흰 타일 바닥 너머로 역 안 통로가 이어집니다. 왼쪽 위에 '작품의 주요 배경' 라벨과 '무사시사카이역' 글자가 있습니다
    JR 무사시사카이역 중앙 개찰구(2024년)

    이곳은 당신 눈에 비치는 그대로의 세계가 아니야. 당신은 당신 눈앞에 보이는 모든 사물의 뒷면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안 돼. 원인과 결과 사이를 잇는 실을 찾아내야 해. 말할 필요도 없이 쉬운 일은 아니야. 하지만 당신이라면 할 수 있을 거야. 총명하고 독립적인 여성이니까.

    무라카미 하루키, 『가호』(홍은주 역, 문학동네)

    『가호』 집필 배경 — 첫 여성 단독 주인공과 가족 이야기

    『가호』는 하루키 장편 가운데 여성이 단독 주인공인 첫 작품입니다. 하루키는 단편에서 여성 화자를 여러 번 내세워 봤기 때문에 처음에는 특별히 의식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기존 작품들과 분위기가 다른 소설이 됐어요. 하루키가 여성의 시선을 더 의식하게 된 계기는 2023년 미국 웰즐리대 특별객원교수로 지내며 남성 작가의 여성 묘사를 둘러싼 토론을 많이 접한 경험입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26세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했고, 밤길을 혼자 걸을 때 느끼는 두려움 같은 감각을 상상하며 집필했습니다.

    그동안 거의 쓰지 않았던 가족 이야기에 이제는 도전해도 좋을 때가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의 중심은 가족, 특히 어머니와 딸의 관계입니다. 하루키는 아버지와 아들보다 어머니와 딸의 관계에 더 마음이 끌렸고, 사랑만으로 이뤄진 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나치게 어두운 이야기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어요. 『가호』는 긴 투병을 마친 뒤 새롭게 도전하는 마음으로 완성한 ‘성장과 회복의 이야기’로, 작가 자신에게도 중요한 의미가 있는 작품이죠.

    헤드셋 마이크를 착용하고 대담 의자에 앉아 말하는 무라카미 하루키 사진. 회색 짧은 머리에 회색 후드 위로 갈색 재킷, 빨간 티셔츠를 입었고, 뒤쪽 흰 배경막에 색색의 나뭇잎 나무 그림이 있습니다. 왼쪽 아래에 '2018년 키토 대담' 라벨과 '무라카미 하루키' 글자가 있습니다
    2018년 11월 에콰도르 키토 대담 행사의 무라카미 하루키

    현실과 비현실이 교차하는 하루키 특유의 세계관도 이어집니다. 그가 소설로 구현하려는 것은 비현실적인 세계를 철저히 현실적인 문체로 그리는 것이고, 『노르웨이의 숲』에서 리얼리즘 문체를 익혔기 때문에 지금은 표현하고 싶은 것을 거의 그대로 작품에 담을 수 있게 됐어요. 수많은 이야기가 범람하는 시대에 ‘좋은 이야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작가의 오랜 사유와 답도 『가호』 한 권에 담겨 있습니다. SNS에서는 ‘즉석 서사’가 관심을 끌기 쉽지만, 하루키는 짧고 단순한 이야기가 이기는 세상에서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그에게는 소설과 같은 복합적인 서사가 인간을 이해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에요.


    『가호』 예약판매 반응 — 예스24 실시간 베스트셀러 1위

    한국어판 예약판매는 9월 29일에 시작됐습니다. 시작 직후 예스24 실시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다음 날인 9월 30일에는 종합·일일 베스트셀러 2위를 기록했어요. 같은 날 오전 8시 기준 예스24 인기 검색어 1·2위도 ‘가호’와 ‘무라카미 하루키’였습니다. 예약판매 첫날 구매자의 연령 비중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호』 예약판매 첫날 예스24 구매자 연령 비중 막대 차트. 40대가 42.1%로 가장 많고, 50대 26.4%, 30대 16.5% 순입니다. 아래에 2026년 9월 29일 예약판매 첫날 구매자 기준이라는 각주가 있습니다
    『가호』 예약판매 첫날 예스24 구매자 연령 비중

    하루키 장편은 국내에서 예약판매와 함께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고, 정식 출간일에 구매가 다시 몰리는 흐름을 보여 왔습니다. 『가호』도 예약판매 중이던 10월 초 베스트셀러 2위에 올라 상위권을 지켰죠. 주목할 것은 이전 장편들의 1위 유지 기간과 출간일 구매량 증가율입니다.

    하루키 이전 장편 3종의 예스24 기록 표. 『1Q84 1』(2009년)은 베스트셀러 1위를 20주 유지했고 정식 출간일 구매량은 '—'로 비어 있습니다. 『기사단장 죽이기 1』은 5주 동안 1위였고, 『기사단장 죽이기』 1·2권의 정식 출간일 구매량은 전날보다 89.5% 늘었습니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3주 동안 1위였고 정식 출간일 구매량이 전날보다 43.0% 늘었습니다. 아래에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이 연간 베스트셀러 8위, 소설·희곡·시 분야 연간 1위였다는 각주가 있습니다
    하루키 이전 장편의 예스24 1위 유지 기간과 정식 출간일 구매량

    서점별 『가호』 출간 이벤트

    출간 이벤트는 예스24와 교보문고에서 진행됩니다. 두 서점의 사은품은 모두 『가호』를 포함해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를 3만 원 이상 구매할 때 선택할 수 있어요. 예스24는 댓글로 응모하는 이야기 만들기 이벤트도 함께 진행합니다.

    예스24 예약판매 사은품 블랙 롱머그 카드. 앞면에 '村上春樹 夏帆 The Tale of KAHO'가, 뒷면에 개미핥기 그림과 세로 글귀가 흰색으로 새겨진 검은 머그 두 개 사진 아래에 증정 기간 2026년 9월 29일~10월 30일, 크기 87×121mm(손잡이 제외), 용량 445ml가 있습니다

    예스24 블랙 롱머그 증정

    예약판매 사은품

    • 사은품을 선택하면 이번 주문으로 발생할 예상 YES포인트에서 우선 차감됩니다
    • 한정 수량이라 조기 품절될 수 있습니다

    예스24 이야기 만들기 이벤트

    댓글 응모

    작품에 등장하는 동물 중 하나를 선택해 짧은 이야기를 만들어 댓글로 응모합니다.

    • 타인이 이미 게재한 문장을 인용하거나 모방하면 응모 자격이 박탈됩니다
    예스24 「『가호』를 기다리며」 이야기 만들기 이벤트 카드. 응모 기간은 2026년 9월 29일~10월 29일, 당첨자 발표는 2026년 11월 13일 이내이고, 선택할 동물로 개미핥기, 재규어, 흰개미여왕 세 개가 칩으로 놓여 있습니다
    교보문고 출간 이벤트 사은품 '가호' 거울 키링 카드. 하늘색 대지 위 타원형 거울 키링과 회백색 대지 위 사각형 거울 키링이 나란히 있고 각각 '夏帆' 글자와 '옵션 01: 타원형', '옵션 02: 사각형' 라벨이 있는 사진 아래에, 이벤트 기간 2026년 9월 29일~10월 31일, 크기 타원형 3×4cm·사각형 4.3×5.2cm, 10월 26일 책과 함께 발송(일정 변경 가능)이 있습니다

    교보문고 ‘가호’ 거울 키링

    출간 이벤트 사은품

    • 도서정가제로 인해 추가 결제가 필요합니다
    • eBook이나 외국 원서로 구매, 바로드림 구매, 매장 구매 시에는 제외됩니다
    • 한정 수량으로 소진 시 조기 종료되며 선택 조건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 소개와 『가호』 정리

    무라카미 하루키는 1949년 교토에서 태어나 와세다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했습니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데뷔했고, 1987년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로 하루키 신드롬을 일으키며 세계적인 작가가 됐어요. 프란츠 카프카상과 예루살렘상 등 일본 안팎의 문학상을 다수 수상했고, 40차례 이상 풀마라톤을 완주한 마라토너이기도 합니다.

    와세다대학교 국제문학관 내부 사진. 양쪽 벽을 따라 천장까지 이어지는 나무 책장에 책이 꽂혀 있고, 아치 모양으로 휘어 올라가는 나무 살 아래로 넓은 나무 계단이 내려가며, 정면 위층 유리 난간 너머 전시실에 'FRANZ KAFKA MANY METAMORPHOSES' 전시 안내가 보입니다. 왼쪽 아래 계단 위에 '작가와 관련된 장소' 라벨과 '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 글자가 있습니다
    와세다대학교 국제문학관(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 내부(2024년)

    『가호』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오가는 기존 세계관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독자들 사이에서 그의 소설 가운데 가장 쉽고 재미있으며 스릴 넘치는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오랜 세월 하루키를 읽어 온 독자에게는 한층 새롭고 유쾌한 하루키와의 만남이, 그의 작품을 제대로 접해 보지 못한 독자에게는 하루키 입문을 위한 즐거운 길잡이가 될 거예요. 한국어판은 10월 21일 출간되고, 서점별 출간 이벤트는 10월 말까지 이어집니다.


    출처·참고자료

    위 자료를 수집·분석하여 본문 작성에 참고하였으며 2026년 10월 20일 확인 기준입니다. 출간 이벤트 사은품은 한정 수량이라 조기 종료될 수 있고 선택 조건도 변경될 수 있습니다. 사은품 조건과 기간은 각 서점의 이벤트 페이지에서 확인하였으므로 구매 직전에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트렌드 코리아 2027 키워드 10가지 — AI라는 단어가 없는 이유

    2027년 소비트렌드 10대 키워드와 슬로건 ALPHA SHEEP

    『트렌드 코리아 2027』이 제시한 2027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의 뜻을 책이 살펴보는 세 방향인 개인의 삶, 조직과 시장, 격변에 대응하는 능력으로 나누어 정리했습니다. 키워드에 AI라는 단어가 없는 이유와 종이책·전자책 가격, 목차도 함께 담았습니다.

    파란 배경 오른쪽 아래에 『트렌드 코리아 2027』 책이 주황색 바닥 위에 서 있고, 왼쪽에 '트렌드 코리아 2027' 배지와 '2027년 소비트렌드 10대 키워드' 헤드라인, 권태사회·라이프 ROI·폼팩터 시프트·해봄경제·저장인류·바이브 워킹·리:텐션 전략·휴먼엣지·하프시그널·안목자본 10개 키워드 칩, '슬로건 ALPHA SHEEP', '김난도 외 12명 · 미래의창' 줄을 배치한 커버

    10대 키워드에 AI라는 단어가 없는 이유

    『트렌드 코리아 2027』은 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명예교수 외 12명이 저술하고 미래의창이 2026년 9월 30일 출간한 책입니다.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매년 이듬해 소비 트렌드를 분석해 온 연간 전망서로, 2008년 『트렌드 코리아 2009』부터 19년째 이어지고 있어요.

    이번 10대 키워드에는 AI라는 단어가 전면에 드러나지 않습니다. AI가 사라져서가 아니라 그 반대예요. 스마트폰이 어느 순간 신기술이 아니라 일상의 필수품이 됐듯, AI도 삶과 일 곳곳에 스며든 범용재가 됐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책은 AI 기술 자체보다 AI가 개인과 조직, 소비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에 초점을 둡니다.

    AI가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무 당연해졌기 때문. 스마트폰처럼 AI도 이제 우리 삶과 일의 범용재가 됐다.

    김난도, 『트렌드 코리아 2027』 출간 미디어데이(2026.9.30.)

    2027년의 슬로건은 ‘ALPHA SHEEP(알파쉽)’입니다. ‘알파’는 그리스어의 첫 글자로 최초·시작을 뜻하고, 무리에서 가장 앞장서는 존재를 가리킬 때도 사용돼요. 2027년이 양의 해라는 데서 출발한 ‘ALPHA SHEEP’에는 양떼처럼 시류에 휩쓸려 다니기보다 무리에서 뛰쳐나와 자신만의 생각을 처음으로 실행하는 존재가 되자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개인의 삶과 사고방식 — 권태사회부터 하프시그널까지

    책은 AI가 바꿔 놓은 사회를 세 방향에서 살펴봅니다. 첫 번째 방향은 개인의 삶과 사고방식이에요. 효율은 높아졌지만 더 바쁘고 권태로워진 일상, 모든 관계와 선택에서 ROI를 따지는 태도, 목적 없이도 일단 저장하는 습관,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갱년기 세대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주황 줄무늬 배경에 '권태사회' 제목과 '도파민 터지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느끼는 무료함!' 문구, 눈에 포스트잇을 붙이고 턱을 괸 채 책상에 앉은 여성과 "뭐 재미있는 일 없어요?" 손글씨가 있는 카드뉴스

    권태사회

    과잉형 권태

    콘텐츠와 자극은 넘쳐나는데 정작 재미있는 일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이 늘어나는 현상입니다. 과거의 권태가 자극 부족에서 비롯됐다면, 지금의 권태는 쇼츠와 게임, OTT, SNS의 끝없는 자극 속에서 오히려 무료함을 느끼는 ‘바쁜 권태’예요. 김난도 명예교수는 현대사회의 많은 문제의 근원에 권태가 있다고 보고 권태사회를 첫 번째 키워드로 앞세웠습니다.

    라이프 ROI

    삶 전체의 투자 대비 수익률

    투자 대비 수익률을 뜻하는 ROI(Return on Investment) 개념이 돈뿐 아니라 시간과 인간관계, 직장과 결혼까지 삶 전체로 번지는 현상입니다. 들인 시간과 비용만큼 얻는 것이 없다고 판단하면 관계나 선택을 과감히 정리하는 ‘손절’이 일상이 됐어요. ROI를 따져 손절을 하다 보면 최후의 안전자산을 찾게 되는데, 가족 밀도가 높아진 것도 그 영향이에요.

    파란 배경에 금화가 쌓인 곳에서 ROI 게이지로 이어지는 관과 동전을 넣는 정장 차림의 사람 일러스트, '라이프 ROI' 제목과 '내 인생에 손해가 된다면 그대로 아웃' 문구가 있는 카드뉴스
    주황 배경에 '저장인류' 제목과 저장 아이콘, 저장한 사진과 화면이 겹겹이 쌓인 콜라주 속에서 휴대폰을 보는 사람, '나는 저장한다, 고로 존재한다.' 문구가 있는 카드뉴스

    저장인류

    일단 저장하고 보는 사람들

    유용한 영상부터 사진, 대화, 영수증까지 무엇이든 일단 저장하고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현상입니다. 정작 저장한 정보가 무엇인지 잊어버리는 역설도 함께 나타나요. SNS ‘꿀팁’ 영상에 “저장해놓고 까먹어야지”라는 댓글이 밈처럼 자주 달리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하프시그널

    인생의 반환점, 갱년기

    갱년기를 인생의 끝이 아닌 반환점으로 바라보는 흐름입니다. 갱년기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몸의 변화, 마음의 흔들림, 관계의 뒤척임으로 찾아와요. 신체와 감정의 변화를 숨기기보다 적극적으로 검색하고 진단받으며 관리하는 세대의 변화와 함께, 가족과 직장도 갱년기를 함께 고민해야 할 주제로 떠오르고 있어요.

    주황 배경에 '하프시그널' 제목과 '청춘의 끝이 아닌 인생의 반환점, 갱년기' 문구, 안경을 낀 회색 머리의 중년 여성 얼굴 사진이 있는 카드뉴스

    조직과 시장 — 폼팩터 시프트·바이브 워킹·리:텐션 전략

    두 번째 방향은 조직과 시장입니다. AI를 도입하고도 생산성이 오르지 않는 이유, 성능 경쟁의 한계를 넘어 제품의 형태를 바꾸는 혁신, 새로운 고객을 얻기보다 기존 고객을 붙잡는 전략을 다뤄요.

    주황 배경에 '폼팩터 시프트' 제목과 '내용은 익숙하게, 형태는 새롭게' 문구, 여러 형태의 가전 시제품이 놓인 탁자 앞에서 도면을 보는 남성 사진이 있는 카드뉴스

    폼팩터 시프트

    제품 형태의 혁신

    폼팩터는 제품의 형태·구조·모양을 말합니다. 기술이 성숙해 제품 간 성능 격차가 좁혀질수록 스펙을 조금 높이는 것만으로는 소비자가 체감할 차이를 만들기 어려워져요. 따라서 기능은 그대로 두고 그 기능을 구현하고 사용하는 형태를 바꾸는 흐름이 나타납니다. 붙이는 비타민이나 알약 육수처럼 익숙했던 제품의 형태가 소비자의 편의와 경험에 따라 바뀌는 것이 그 예입니다.

    바이브 워킹

    AI와 사람의 협업

    ‘바이브’는 흐름과 맥락을 뜻합니다. 바이브 워킹은 AI와 사람이 업무의 흐름과 맥락을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협업하는 방식이에요. AI를 도입해도 조직이 병목현상을 일으키면 생산성이 높아지지 않으므로, AI 도구를 많이 사용하는 것보다 업무 자체를 다시 설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AI가 인간의 업무 맥락과 고유 리듬을 읽을 수 있도록, AI가 읽을 수 있는 데이터를 잘 생산하고 사람이 과정을 계속 관리하며 조율해야 해요.

    파란 배경에 '바이브 워킹' 제목과 '지금 기업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AI가 아닌 업무의 재설계다' 문구, 위에서 내려다본 사무실 책상들을 AI 연결 아이콘이 잇는 사진이 있는 카드뉴스
    주황 체크무늬 배경에 상자를 든 택배 기사와 휴대폰을 보며 앉은 여성 사진, '리텐션 전략' 제목과 '고객이 스스로 다시 찾고, 계속 머물고 싶게 만들라!' 문구가 있는 카드뉴스

    리:텐션 전략

    기존 고객을 붙잡는 전략

    신규 고객 확보보다 기존 고객을 붙잡는 데 무게를 두는 전략입니다. 인구 감소와 성장 둔화 속에서는 고객이 계속 머물고 다시 찾게 만드는 경험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좌우해요. 분실한 기린 인형을 연출 사진과 함께 돌려보내 평생 단골을 만든 리츠칼튼 호텔의 일화처럼, 고객을 다시 돌아오게 하는 힘은 제품과 서비스의 기능적 만족에서만 비롯되지 않습니다.


    격변에 대응하는 능력 — 해봄경제·휴먼엣지·안목자본

    마지막 방향은 격변에 대응하기 위한 능력입니다. 실패 비용이 줄어든 시대의 일단 해 보는 실행력, AI 시대에 더욱 귀해지는 인간의 흔적, 남과 다른 가치를 알아보는 안목을 강조해요.

    파란 배경에 '해봄경제' 제목과 '완벽한 준비는 없다. 일단 시작해보자.' 문구, 바닥의 JUST START 글자 앞에 선 운동화 신은 두 발 사진이 있는 카드뉴스

    해봄경제

    일단 해 보는 실행

    충분히 준비한 뒤 시작하는 대신 일단 실행하고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경제를 뜻합니다. 첫 시도의 비용은 줄어들고, 방법은 많아지고, 생성형 AI와 3D 프린터 같은 도구는 쉬워졌어요. 그러므로 개인도 과거 전문가나 조직이 맡았던 일을 직접 시도하고, 때로는 여러 사람이 하던 비즈니스까지 혼자 운영할 수 있게 됐습니다.

    휴먼엣지

    인간의 흔적

    AI가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수록 인간의 역할은 사라지지 않고 달라집니다. 결과를 생성하는 일보다 그 결과가 맥락에 맞는지 판단하고 검증하며, 무엇을 취하고 버릴지 결정하고 책임지는 일이 중요해져요. 결과물보다 그 과정에 남은 인간의 선택과 손길, 시간과 책임이 차별화 요소가 됩니다. 반복 업무, 정보검색, 데이터 분석처럼 AI가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작업은 과감히 기계에 맡겨야 해요.

    파란 배경에 '휴먼엣지' 제목과 노트북, AI 돋보기를 든 손 콜라주, '무결점은 재미없다. 실수가 있어도 흠이 있어도 엣지 있다면 OK!' 문구가 있는 카드뉴스
    파란 배경에 '안목이 경쟁력이 된다!' 문구와 '안목자본' 제목, 벽에 걸린 액자 그림들을 몸을 굽혀 들여다보는 배낭 멘 여행자 사진이 있는 카드뉴스

    안목자본

    무엇이 좋은지 알아보는 눈

    AI가 손쉽게 결과물을 만드는 시대에 무엇이 좋은지 알아보는 눈이 새로운 자본이 된다는 개념입니다. 퀄리티가 상향평준화된 지금은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른 가치를 발견하는 발굴안·심미안·감식안 같은 인간 고유의 안목이 사회적 영향력과 경제적 기회로 축적돼요. 값비싼 브랜드와 한정판은 돈과 시간으로 구입할 수 있어도 안목은 그렇지 않습니다.


    종이책·전자책 가격과 목차

    10대 키워드는 2부 ‘2027 트렌드’에서 다룹니다. 도서 정보와 가격,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7』 도서 정보 표. 김난도 외 12명 지음, 미래의창. 종이책은 2026년 9월 30일 발행, 정가 22,000원, 예스24 판매가 19,800원(10% 할인), ISBN 979-11-24073-48-3, 400쪽, 152*225mm. 전자책은 2026년 10월 8일 출간, 정가 15,400원, 예스24 판매가 15,400원, ISBN 9791124073445. 목차는 서문, 2027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 1 · 2026 대한민국(고속 vs 저속 라이프, 라이프 아키텍트, 변화하는 장바구니, 숨 쉬듯 AI, 조립식 가족, 〈트렌드 코리아〉 선정 2026년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 2 · 2027 트렌드(권태사회, 라이프 ROI, 폼팩터 시프트, 해봄경제, 저장인류, 바이브 워킹, 리:텐션 전략, 휴먼엣지, 하프시그널, 안목자본), 주, 부록
    『트렌드 코리아 2027』 종이책·전자책 정보와 목차

    주목할 것은 전자책 가격입니다. 전자책은 종이책보다 늦게 출간됐고, 정가가 종이책 정가보다 30% 낮아요.

    서울 교보문고 매장 안. 왼쪽에 붉은 벽돌 기둥과 'SALE FESTA' 안내판이 있고, 앞쪽 평대에 여러 책이 쌓여 있으며, 오른쪽 나무 서가와 가운데 통로가 매장 안쪽까지 이어지고 멀리 손님들이 책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위쪽에 '종이책 · 전자책' 문구가 있습니다
    서울 교보문고 매장의 평대와 서가

    알파쉽이 되기 위한 네 가지 실행

    대격변과 대퇴출의 시대에 필요한 것은 완벽한 예측이 아니라 달라진 환경에 따라 자신을 바꾸는 노력입니다. 책과 출간 미디어데이에서 제시된 실행 방법을 키워드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아요.

    1. 권태사회 — 권태로울 때 대상을 바꾸는 교체만 반복하지 말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모색하며 시간의 여백을 의미 있는 경험으로 채웁니다
    2. 해봄경제 — 완벽해질 때까지 준비하기보다 일단 해 보고, 실행에서 배우며 결과물을 다시 고쳐 갑니다
    3. 휴먼엣지 — 결과물만 내놓지 않고 그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드러내 사람의 흔적을 남깁니다
    4. 안목자본 — 작품을 감상할 때 메모를 하고, 전문가의 평을 들으며 내 의견을 돌아본 뒤 그 작품을 다시 감상합니다

    AI는 사다리가 아니라 확성기에 가깝습니다. 기본 역량이 부족한 사람이 AI만으로 단번에 더 높은 수준에 올라서지는 못하고, AI는 그 사람이 이미 가진 능력을 더 크게 증폭시키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시류와 알고리즘에 휩쓸리지 않고 무리에서 먼저 뛰쳐나와 자신의 생각을 실행하는 첫 번째 양이 되려면, AI를 잘 사용하는 것보다 사람만의 엣지를 키우고 안목을 높여야 해요.


    출처·참고자료

    위 자료를 수집·분석하여 본문 작성에 참고하였으며 2026년 10월 19일 확인 기준입니다. 판매가와 할인율은 예스24 상품 페이지에서 확인하였으므로 구매 시점에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앤 카슨 대표작 추천 3편과 국내 번역서 9종, 무엇부터 읽을까

    고전과 현대를 오가며 새로운 형식을 만든 시인

    2026 노벨문학상 수상자 앤 카슨의 책을 처음 접하는 독자를 위해 노벨위원회 위원장이 추천한 대표작 3편과 국내 번역서 9종의 특징을 정리하고, 연작 관계를 바탕으로 읽는 순서를 제안합니다.

    어두운 무대의 투명 강연대 앞에서 원고를 들고 낭독하는 앤 카슨. 왼쪽에 '2026 노벨문학상' 배지와 '앤 카슨 대표작 무엇부터 읽을까' 제목, 노벨위원회 위원장 추천 3편으로 「유리 에세이」 1995, 『빨강의 자서전』 1998, 『녹스』 2010, 그리고 '국내 번역서 9종 · 작품별 소개'가 있습니다

    2026 노벨문학상 수상자 앤 카슨은 어떤 작가인가

    어두운 무대에서 투명 강연대와 마이크 앞에 서서 오른손을 들어 올리며 말하는 앤 카슨의 상반신 사진입니다. 은발에 안경을 끼고 회색 재킷을 입었습니다. 왼쪽 아래에 '2026 노벨문학상', '앤 카슨 Anne Carson', '1950년 캐나다 토론토 출생 · 시인 · 고전학자 · 번역가' 글자가 있습니다
    2024년 전미 도서상 행사 무대에서 말하는 앤 카슨

    앤 카슨은 1950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나 토론토대에서 고전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프린스턴대·미시간대·맥길대 등에서 고전학을 가르쳤어요. 시 창작과 번역, 대학 강의를 평생 함께 이어 왔고, 고대 그리스어 작품을 옮긴 번역도 그 자체로 독립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2020년에는 아스투리아스 공주상을 받았고, 현재는 시각예술가인 남편 로버트 커리와 함께 아이슬란드에 살고 있죠.

    고전 전통과의 유희적인 대화 속에서 현대 문학의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 낸, 대담하고 독창적인 작품 세계

    스웨덴 한림원, 2026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 (2026년 10월 8일)

    카슨은 단어의 어원을 모든 작업의 출발점으로 꼽습니다. 카슨의 작품은 시와 산문, 비평, 번역의 경계를 넘나듭니다. 에세이 『Economy of the Unlost』(1999)에서는 기원전 6세기 그리스 시인 시모니데스를 파울 첼란과 대비하고, 『Men in the Off Hours』(2000)에서는 역사가 투키디데스를 버지니아 울프와 견주죠. 따라서 장르를 먼저 규정하고 접근하기보다 작품마다 형식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노벨위원회 위원장이 추천한 대표작 3편

    스웨덴 한림원 노벨위원회 위원장 안데르스 올손은 카슨의 책을 무엇부터 읽어야 할지 모르는 독자에게 세 작품을 추천했습니다. 세 작품 모두 국내에 번역되어 있어요.

    넓은 황무지 언덕 비탈에 돌로 지은 집 한 채가 홀로 서 있고, 그 옆에 바람에 한쪽으로 휜 나무와 돌담이 이어지며, 뒤로 옅은 빛의 언덕이 멀리 펼쳐진 그림입니다. 왼쪽 위 빨간 칩에 'The Glass Essay · 1995'가 있습니다

    「유리 에세이」

    『유리, 아이러니 그리고 신』 수록

    남편에게 버림받은 화자가 황무지에 사는 외로운 어머니를 찾아가며 좋아하는 작가 에밀리 브론테의 책을 가져가는 이야기예요. 부엌 식탁에 앉은 외로운 세 여성을 중심으로 한 슬픔과 짝사랑의 이야기는 에밀리 브론테의 삶과 교차하며 한 편의 비평 에세이가 되기도 합니다. 카슨의 ‘시그니처 포엠’으로도 불리죠.

    『빨강의 자서전』

    시로 된 소설

    헤라클레스의 열 번째 과업에서 죽임을 당하는 빨강 괴물 게리온의 입장에서 영웅담을 다시 쓴 작품입니다. 기원전 6세기 그리스 시인 스테시코로스의 시 조각에서 출발해, 게리온을 어머니에게 헌신적인 다정한 소년으로 바꾸고 헤라클레스를 사랑하게 되는 성장 이야기로 풀었어요. 자신을 결국 파괴할 사람을 사랑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서사시의 형식으로 다루며, 카슨의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자주 꼽히고, 국내에서도 대표작으로 소개됩니다.

    주황색 바탕에 검은색으로 그린 고대 그리스 항아리 그림입니다. 왼쪽에는 사자 가죽을 두른 헤라클레스가 팔을 치켜들고, 오른쪽에서 투구와 방패를 여럿 겹쳐 든 게리온이 맞서며, 그 사이 바닥에 한 사람이 쓰러져 있습니다. 왼쪽 위 빨간 칩에 'Autobiography of Red · 1998'이 있습니다
    어두운 남색 바탕에 뚜껑이 열린 상자에서 아이보리색 종이가 아코디언처럼 접힌 채 길게 펼쳐져 나오고, 접힌 면마다 사진 모양의 사각형과 편지 같은 줄이 그려진 일러스트입니다. 왼쪽 위 빨간 칩에 'Nox · 2010'이 있습니다

    『녹스』

    오빠를 위한 묘비명

    1978년부터 22년 동안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하고 지내다 2000년 덴마크에서 세상을 떠난 오빠 마이클을 애도하며 만든 책이에요. 사진과 그림, 편지와 여러 글을 아코디언처럼 접어 펼치는 형태로 엮어 상자에 담고, 형제를 잃은 로마 시인 카툴루스의 애가 101번 번역을 함께 실었습니다. 국내판은 192쪽의 종이가 하나로 이어진 아코디언북으로, 활판공방 장인들의 수작업을 거쳐 완성되었죠.

    녹스-밤을 들여다보는 책이 왜 이렇게 눈부신 걸까? 사무치게 진실한 것은 어둠을 꿰뚫는 빛이 되고 마는 것일까?

    한강 (소설가), 『녹스』 추천사

    국내 번역서 9종과 출판사

    국내에 번역 출간된 카슨의 책 9종은 다음과 같습니다.

    국내에 번역 출간된 앤 카슨의 책 9종을 원서 출간 순서로 정리한 표입니다. 『에로스, 달콤씁쓸한』(Eros the Bittersweet, 1986, 난다), 『짧은 이야기들』(Short Talks, 1992, 난다), 『플레인워터』(Plainwater, 1995, 난다), 『유리, 아이러니 그리고 신』(Glass, Irony, and God, 1995, 난다), 『빨강의 자서전』(Autobiography of Red, 1998, 한겨레출판), 『남편의 아름다움』(The Beauty of the Husband, 2001, 한겨레출판), 『녹스』(Nox, 2010, 봄날의책), 『레드 닥>』(Red Doc>, 2013, 한겨레출판), 『플로트』(Float, 2016, 봄날의책) 순서이고, 노벨위원회 위원장 추천 3편이 담긴 『유리, 아이러니 그리고 신』·『빨강의 자서전』·『녹스』와 연작인 『빨강의 자서전』·『레드 닥>』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국내에 번역 출간된 앤 카슨의 책 9종

    주목할 것은 『빨강의 자서전』과 『레드 닥>』이 같은 인물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연작이라는 사실이에요. 『빨강의 자서전』은 국내에서 2016년 처음 번역 출간되었고, 현재 판매되는 판은 2024년 개정판입니다. 전자책으로는 밀리의서재에서 『남편의 아름다움』, 『빨강의 자서전』, 『레드 닥>』 3종을 제공합니다.


    『빨강의 자서전』 다음에 읽을 『레드 닥>』

    『레드 닥>』은 『빨강의 자서전』이 나온 지 15년 뒤, 카슨이 게리온과 헤라클레스가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해져 구상한 작품이에요. 『레드 닥>』에서 게리온과 헤라클레스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 있습니다.

    『빨강의 자서전』(1998)과 『레드 닥>』(2013)을 나란히 비교한 표입니다. 게리온은 어깨에 작은 빨강 날개를 달고 태어난 소년에서 G라는 이름으로 소 떼를 돌보는 중년 남자로, 헤라클레스는 두 살 연상의 아름다운 소년에서 군 제대 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는 새드(Sad But Great)로, 여정은 대륙을 도는 모험 끝에 닿는 화산에서 차를 몰고 향하는 북쪽의 빙하로 바뀌었습니다
    『빨강의 자서전』과 『레드 닥>』의 인물과 여정 비교

    『레드 닥>』에는 쉼표가 없고 물음표는 거의 생략되어 있습니다. 제목 뒤의 화살괄호(>)도 워드프로세서 파일명에 자동으로 생성된 기호를 작가가 그대로 사용한 것이죠. 이야기의 흐름이 무의식처럼 이어지고 끊어지기를 반복하므로, 『빨강의 자서전』으로 인물을 먼저 알고 이어서 읽는 것이 자연스러워요.


    형식을 실험한 『남편의 아름다움』과 『플로트』

    어두운 갈색 바탕에 흰 셔츠 깃이 드러난 인물의 옆얼굴 그림이 있는 책 표지 사진입니다. 표지 위쪽에 'The Beauty of the Husband', 'a fictional essay in 29 tangos', 가운데에 'ANNE CARSON' 글자가 있습니다. 왼쪽 위 빨간 칩에 '원서 초판 · 2001'이 있습니다

    『남편의 아름다움』

    허구의 에세이

    화자인 아내가 한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과 배신을 거쳐 이혼에 이르는 과정을 회고하는 작품입니다. 낭만주의 시인 존 키츠의 시와 메모, 편지에서 인용한 글이 29장의 서두를 장식하고, 길고 짧은 문장의 운율이 탱고의 리듬을 떠오르게 해요. 카슨은 『남편의 아름다움』으로 2001년 T. S. 엘리엇상을 받은 최초의 여성이 되었습니다.

    『플로트』

    순서 없이 읽는 22편

    카슨이 2000년대에 발표한 스물두 편의 글을 한 편씩 중철제본해 PVC 케이스에 담은 책이에요. 시와 산문, 비평, 희곡, 논문, 강연록, 축사, 안내문 등 형식이 다양하고, 에우리피데스 등 고대 작가들의 드라마를 현대의 맥락에서 다시 쓴 희곡도 있습니다. 차례 아래에는 “순서에 구애받지 마시고 자유롭게 읽어주세요”라는 작가의 당부가 있어요. 케이스에서 글을 꺼내 순서 없이 읽는 것이 『플로트』를 읽는 방식이죠.

    어두운 남색 바탕에 얇은 소책자 스물두 권이 케이스 안에 나란히 꽂혀 있고, 그중 세 권이 서로 다른 높이로 반쯤 뽑혀 나와 떠 있는 일러스트입니다. 왼쪽 위 빨간 칩에 'Float · 2016'이 있습니다

    고전학자의 출발점, 초기작 3종

    구름 낀 저녁 하늘 아래 넓은 잔디밭 너머로 가운데 높은 탑과 아치형 정문을 갖춘 토론토대 유니버시티 칼리지 석조 건물이 서 있고, 양옆에 나무가 있는 사진입니다. 위쪽에 '고전학자의 출발점', '토론토대 · 고전학 박사' 글자가 있습니다
    토론토대 유니버시티 칼리지 건물

    『에로스, 달콤씁쓸한』은 카슨의 첫 작품으로, 고전학 학위 논문을 개작한 산문이에요. 사포가 에로스를 고통과 달콤함이 합쳐진 것으로 정의한 합성 형용사에서 출발해, 에로스를 그리스적 어원에 따라 ‘없어진 것에 대한 욕망’으로 정의합니다. 이후 카슨의 작품 세계를 이루는 바탕이 된 책이죠.

    첫 시집 『짧은 이야기들』은 45편의 짧은 시로 카프카, 클로델 같은 인물이 아니라 그 주변에 있던 연인과 누이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플레인워터』는 시와 산문, 여행기, 극적인 대화와 일기를 한 권에 모은 초기 대표작이에요. 『플레인워터』에 실린 「밈네르모스: 브레인섹스 그림」에서 카슨은 파편으로 남은 기원전 7세기 서정시인 밈네르모스의 시에 자신이 새로 쓴 시를 병치하고, 그 뒤에 밈네르모스의 시에 대한 에세이와 시인과의 가상 인터뷰 세 편을 실었죠. 『짧은 이야기들』과 『플레인워터』 모두 『빨강의 자서전』보다 앞선 시기의 형식 실험을 확인할 수 있는 책입니다.


    처음 읽는다면 무엇부터 읽을까

    처음 읽는다면 국내에서 대표작으로 꼽히는 『빨강의 자서전』으로 시작해 연작인 『레드 닥>』으로 이어 가는 순서를 권합니다. 노벨위원회 위원장이 추천한 나머지 두 작품은 그다음에 읽는 것이 좋아요.

    앤 카슨의 책을 처음 읽는 독자를 위한 4단계 순서도입니다. 1단계 『빨강의 자서전』은 게리온과 헤라클레스를 처음 만나는 시로 된 소설, 2단계 『레드 닥>』은 15년 뒤의 게리온과 헤라클레스, 3단계 「유리 에세이」는 『유리, 아이러니 그리고 신』에 실린, 시와 서사, 비평의 경계가 사라진 장시, 4단계 『녹스』는 사진·그림·편지와 카툴루스 번역을 담은 아코디언북입니다. 아래에 『플로트』는 순서 없이 꺼내 읽는 책, 『에로스, 달콤씁쓸한』은 카슨 작품 세계의 바탕이 된 첫 작품이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앤 카슨의 책을 처음 읽는 순서

    『녹스』는 보고, 읽고, 만지는 사람을 결코 떠나지 않는 여러 차원의 작품입니다. 카슨은 『녹스』 안에서 사라지려 했지만, 『녹스』는 아마도 그가 만든 가장 개인적인 작품일 것입니다.

    안데르스 올손 (스웨덴 한림원 노벨위원회 위원장)

    『빨강의 자서전』과 『레드 닥>』으로 카슨의 문장에 익숙해진 뒤 『녹스』를 펼치면, 하나로 이어진 종이를 펼쳐 가며 사진과 편지를 보는 책의 형식까지 함께 경험할 수 있어요.


    출처·참고자료

    위 자료를 수집·분석하여 본문 작성에 참고하였으며 2026년 10월 18일 확인 기준입니다. 국내판의 재고와 전자책 제공 범위는 출판사와 서점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매 전에 각 서점에서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